주방에서 인덕션을 사용한 지 10년이 넘었네요. 가스레인지, 하이라이트를 거쳐 인덕션으로 정착한 지 오래인데요. 이 글은 3가지의 차이점을 항목별로 비교한 글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인덕션을 추천드리지만, 인덕션도 장점만큼 단점도 있기 때문에 정확히 알고 나면 내게 맞는 제품 선택에 도움되실 거예요.
주방의 요리 화구는 열원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제품들로 나뉘는데요. 전기레인지, 하이라이트, 인덕션, 하이브리드, 세라믹렌지, 가스렌지, 라디언트, 할로겐, 핫플레이트, 핫라이트, 전기 쿡탑 등 부르는 이름과 종류도 다양해요. 비슷한 듯 다른 단어들이 참 헷갈리죠. 하이라이트를 인덕션으로 잘못 알고서 하이라이트가 필요한데, 인덕션을 산 경우도 종종 봤거든요.
▶ 주방 렌지의 분류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분류가 되고요.
하이브리드 (hybrid=혼합)는 가스와 전기의 장점을 모두 취한 형태예요. 예전에는 전기+가스의 형태가 많았다면 요즘은 가스 없이전기렌지(인덕션+하이라이트)로만 하이브리드인 경우를 더 많이 봐요. 하지만 하이브리드를 쓰다가 결국은 올 인덕션 제품으로 넘어가더라고요. 그렇다면 처음부터 인덕션 제품으로 적응하는 것도 좋을 거예요.
▶ 전기 렌지의 종류
핫플레이트나 워머는 (유리상판 없이) 달궈진 철판 위에 직접 냄비를 올려서 가열하는데, 음식을 데우는 용도나 비누/화장품 등 공예용으로 간단히 쓰여요. (빨간빛없음)
핫플레이트와 인덕션을 제외한 나머지 전기렌지는 대체로 빛을 이용해 자체 발열하기 때문에 빨간 불꽃이 보이는 게 가장 큰 특징인데요. 빨간 불꽃이 보여서 원적외선 렌지, Electronic 단어의 앞글자로 이렌지(E렌지), Cooktop의 전기 쿡탑, 빛을 내다는 뜻인 radient의 라디언트 렌지, 검정 세라믹 유리 상판을 사용해서 세라믹 렌지 라는 단어도 써요.
모두 하이라이트와 같은 의미예요. 지금은 인덕션을 제외한 나머지 전기렌지는 하이라이트 렌지로 통일되어 쓰여요.
인덕션이 개발되기 전, 전기렌지 = 하이라이트를 의미했지만, 인덕션 개발 후에는 "전기렌지"라는 단어는 상위 분류가 되었어요. 하이라이트형과 인덕션은 모두 전기렌지에 속하기 때문에, 단순히 전기렌지라고 말하는 상품을 보았다면, 발열 방법을 정확히 확인해봐야 해요.
핫플레이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기렌지(하이라이트+인덕션)는 유리 상판 (대체로 검은색)을 사이에 두고 위에는 냄비, 아래는 열원이 위치하는 형태에요.
▶ 하이라이트와 인덕션 작동 원리
두 제품의 유리 역할도 차이가 큰데요. 하이라이트는 발열체가 먼저 상판 유리를 달궈서 유리가 냄비에게 열을 전달한다면, 인덕션의 상판 유리는 자기장 코일이 냄비와 직접 닿지 않게 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 거죠. 자기장은 유리를 통과해서 바로 냄비 바닥과 반응해서 냄비를 데우니까요.
▶ 실내 공기 오염이 더 낮은 것은?
인덕션 > 하이라이트 > 가스렌지
가스렌지는 비교대상이 아니에요. 켰을 때 나는 가스냄새만 맡아도 머리 아프니까요. 하이라이트도 안전하지만, 다만 끓어서 넘칠 때는 조심해야 해요. 음식물이 뜨거운 상판에 떨어지면 타거나 눌러붙으면서 탄 냄새등 유해물질을 만들어내니까요. 인덕션은 상판이 달궈지지 않아서 음식물이 튀어도 타지 않아요.
▶ 유리 상판 / 렌지 주변 관리가 더 쉬운 것은?
인덕션 > 하이라이트 > 가스렌지
가스렌지는 오염된 화구 틈새와 삼발이 닦는 건 정말 힘들고요. 하이라이트는 조리 후, 상판이 식은 뒤 스크래퍼로 긁어내는데 이미 열로 눌어붙은 탄 자국이라 닦아낼 때 힘을 줘야 하고 귀찮아요. 그래도 상판면이 매끈하니까 쓱 닦아내는 건 가스레인지보다 훨씬 편해요. 인덕션은 상판 자체가 뜨겁지 않기 때문에 국물이 눌어붙거나 타는 일은 없어요. 식사 뒤 젖은 행주로 닦아내도 쓱쓱 잘 닦여서 관리가 쉽죠.
▶ 유리 상판의 내구성이 더 긴 것은? (+보호매트 사용)
인덕션 > 하이라이트
하이라이트는 유리 상판이 발열체의 열을 전달받아 뜨거워졌다 식히는 과정이 반복되니까 마모가 될 수밖에요. 보호매트를 쓸 수 없으니 냄비 바닥과의 마찰로 스크래치도 쉽게 생기고요. 반면, 인덕션의 자기장 코일은 열을 발생시키지 않아요. 인덕션의 상판 유리는 달궈진 냄비 바닥의 열이 유리에 전달되는 복사열 정도예요.
그마저도 인덕션에 보호매트를 사용한다면 상판에 열이 전달되는 정도는 크지 않아요. 그래서 인덕션은 꼭 보호매트 사용을 추천해요. 함께 사용하면 몇 년 후에도 유리 상판이 깨끗한 상태일 거예요. (하이라이트는 보호매트가 타기 때문에 사용불가) 그래서 인덕션보다 하이라이트는 유리상판의 강도가 더 튼튼해야 해요.
▶ 열효율/조리 속도가 더 좋은 것은?
인덕션 > 하이라이트 > 가스레인지
열효율은 가스레인지 45%, 하이라이트 65%, 인덕션 90%라고 해요. 열효율은 조리 속도와 비례하니, 가장 효율 높은 인덕션이 조리 속도도 가장 빨라요. 인덕션에서 라면 물 올리면 2분 이내에 팔팔 끓고, 완성까지 길어봐야 5분 이내로 정말 빨라요.
반면, 가스레인지는 조리 속도는 제외하더라도, 켜는 순간 주변의 공기가 같이 더워지죠. 불꽃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냄비 말고도 주변 공기를 같이 데우니 열손실이 클 수밖에요.
하이라이트는 가스레인지만큼은 아니더라도 유리상판을 직접 달구기 때문에, 조리 시 주변이 꽤 더워져요. 유리를 달구는 중간단계를 거쳐야 냄비도 달궈지기 때문에 역시 열손실이 발생하죠. 만약, 화구보다 작은 냄비를 사용하면, 빨간빛이 밖으로 노출되는데, 그때는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덥더라고요.
일반적으로 하이라이트보다는 가스레인지가 조리 속도가 빠르다고 하는데, 하이라이트는 제품에 따라 조리 속도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에요. 펜션 등에 설치된 저렴한 하이라이트는 속도가 늦지만, 휘슬러 같은 고가 브랜드는 가스레인지보다 속도가 빠르거든요.
인덕션은 냄비가 크던 작던, 자기장이 철과 반응하는 딱 그만큼만 반응을 하기 때문에 밖으로 새는 열이 없어요. 정확히 냄비만 달궈내요.
▶ 타이머/꺼짐 예약이 가능한 것은?
인덕션 = 하이라이트
꺼짐 예약이 되는 가스레인지는 못 봤어요.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는 둘 다 꺼짐 예약이 가능하고, 1분 단위로 최대 180분까지 설정 가능해요. 타이머 맞춰두면 끄는 걸 깜빡해서 음식 태울 일이 없으니, 밥 할 때는 꼭 꺼짐 예약을 사용하고 있어요.
▶ 화상 위험, 반려동물에 더 안전한 것은?
인덕션 > 하이라이트 > 가스레인지
요리 중 피부를 데이는 일은 꽤 자주 발생해요. 그중에서도 가스레인지는 가스가 새거나 화상의 위험이 높은데요. 불꽃에 직접 데거나, 달궈진 손잡이를 잘못 잡아 화상을 입기도 해요. 그에 비해 하이라이트는 직접 손이 데이는 등의 위험은 적은 편이에요. 하지만 잔열이 오래가기 때문에 상판에 잘못 손을 대거나 그릇을 올려놓았다가 뜨거워져서 다치기도 해요.
인덕션은 불꽃도 없고, 상판을 달구지도 않아요. 심지어 조리 중에 손잡이를 맨손으로 잡아도 뜨겁지 않죠. 끓고 있는 냄비 주변 상판을 만져도 열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요리 중 상판 위 남는 공간을 조리대처럼 편하게 쓰고요.
특히, 고양이를 키운다면 하이라이트보다 인덕션이 안전한데요. 만약, 고양이가 눌러서 전원이 켜진다고 해도 인덕션은 냄비가 없다면 켜지지 않아요. 설사 빈 냄비가 있어서 달궈진다고 해도 과열되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고요. 단, 하이라이트는 냄비가 없어도 전원이 켜지기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신다면 신경 써서 체크해야 해요.
이렇게, 무척 좋아 보이는 인덕션도 아래와 같은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는데요.
▶ 모든 용기 사용이 가능한 건?
가스레인지 > 하이라이트 > 인덕션
가스레인지와 하이라이트는 모든 재질의 용기 사용이 가능해요. 단, 하이라이트는 상판과 찰싹 밀착될 수 있도록 바닥이 평평해야 열전달이 높아요. 때문에 뚝배기처럼 바닥이 옴폭하거나 울퉁불퉁하다면 열손실 때문에 사용을 추천하지 않아요.
또 들통이나 빨래 솥, 육수통처럼 특대형 냄비인 경우는 가스레인지 이외에는 사용이 불편해요.
인덕션은 자기장이 반응할 수 있는 철, 스텐 성분의 냄비만 사용할 수 있어요. 스텐, 법랑, 무쇠, 주물, 철 냄비 등의 재질이어야 하고. 간혹 스텐 제품이어도 인덕션 사용이 안 되는 제품이 있어요.
가장 간단히 알아보는 건 냄비 바닥에 자석을 붙여보는 거예요. 자석이 붙는 다면 인덕션 사용이 가능해요. 뚝배기, 유리냄비, 도자기, 양은, 알루미늄 냄비 등은 쓸 수 없기 때문에, 기존 냄비가 인덕션과 맞지 않다면, 냄비도 교체해야 하는 부담이 있죠.
▶ 잘 끓어 넘치지 않는 건? 곰탕 끓이려면?
가스레인지 > 하이라이트 > 인덕션
인덕션은 자기장의 파동이 있어서 끓는 파동이 커요. 잔잔하게 보글보글 보다 크고 빠른 파동으로 부글부글 끓죠. 파동이 크다 보니 쉽게 끓고, 튀고, 넘쳐요. 가스레인지처럼 잔잔하게, 오래오래, 뭉근하게 끓이는 기능은 약해요. 또, 손목의 스냅으로 팬을 흔들면서 볶거나, 살짝 기울여서 조리하는 등의 조리팬 스킬은 가스레인지에서만 가능하죠.
▶ 전자파와 소음이 덜한 건?
가스렌지 > 하이라이트 > 인덕션
가스레인지는 켤 때 말고는 딱히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요.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니 전자파도 없고요. 전기레인지는 당연히 전자파가 발생되는데 안전기준에 적합하기 때문에 신경 쓸 정도는 아니고, 문제는 소음이죠.
불 조절을 하거나 전원을 끄고 켤 때마다 삑삑 소리를 내는데요. 그보다는 사용 시 발열체와 상판을 식히기 위해 쿨링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꽤 시끄럽고요, 게다가 인덕션은 자기장과 냄비가 반응하는 소리가 크게 날 때가 있어요. 냄비에 따라 다른데, 냄비가 좀 얇거나 바닥이 고르지 않으면 쇳소리나 울림소리가 더 심하게 나더라고요.
가스레인지보다 전기렌지는 확실히 시끄러워요. 하지만 주방후드 소리가 워낙 시끄러우니, 이 정도 소음은 금방 적응되던데요. 소음 기준은 개인마다 민감도가 워낙 다르니까, 만약 소리에 민감하다면 꼭 체크해야할 부분이에요.
▶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절약되는 건?
가스렌지 > 하이라이트 = 인덕션
전기보다는 가스요금이 더 싸요. 그러니 설렁탕이나 곰국, 곰탕처럼 오랜 시간 조리는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세요. 곰탕을 간혹 끓인다면 1구 휴대용 가스버너를 이용하면 되니까요. 전기레인지는 소비전력이 높은 가전이에요. 순간적으로 열을 집중적으로 발생키는 빠른 조리에 적합해요. 오랜 조리에 전기레인지를 자주 사용한다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지도 몰라요.
▶ 직관적인 불 조절이 가능한 건?
가스레인지 > 하이라이트 = 인덕션
가스레인지는 불꽃을 직접 보면서 세밀하게 불 조절이 가능하지만, 전기렌지는 숫자로 불의 세기를 가늠해야 하죠. 처음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어르신들 중에는 불꽃이 안보이니 답답해서 못쓰겠다 하는 분도 계시고요.
전기렌지는 보통 화력을 1~10, 15단계로 표기하는데, 슬라이더나 버튼으로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데 보이지 않아도 그게 편리할 때도 있어요. 가스레인지에서 제일 약불로 줄이려다가 불을 몇 번씩 꺼뜨린 경험이 있다면 전기렌지에서 불 1단계로 줄이는 건 너무나 쉬우니까요.
화력 조절 시 반응 속도면에서는 하이라이트보다 인덕션이 훨씬 빨라요. 인덕션은 조절 순간 즉각적으로 변하지만, 하이라이트는 열선과 유리상판의 반응속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냄비는 조금 더 느리게 반응할 수밖에요.
▶ 구입 가격이 가장 저렴한 건?
가스레인지 > 하이라이트 > 인덕션
가스레인지가 가장 저렴하고, 인덕션이 가장 비싸요. 전체적으로 하이라이트보다 인덕션 가격이 더 높은데요, 가스레인지에 비해 5~10배 이상 비싼 경우도 있죠. 인덕션 3구 기준 보통 100만 원 정도이지만, 요즘은 대중적인 50~60만 원 제품도 잘 나와 있더라고요. 하이라이트는 인덕션보다는 저렴한 30~60만 원대 제품이 많고요.
전 휴대용 2구 인덕션을 빌트인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잦은 고장 때문에 곧 2구나 3구 빌트인 전용 인덕션으로 바꿀 계획이에요. (2구 인덕션 고장 후기 클릭)
[인덕션, 하이라이트, 가스레인지 비교표]
비교 |
인덕션 | 하이라이트 | 가스렌지 |
실내공기오염 | 없음 | 없음 (국물넘침시 O) |
심함 |
실내온도상승 | 없음 | 보통 | 심함 |
화상피해 | 없음 | 보통 | 심함 |
조리속도 | 1등 | 2등 | 3등 |
열효율 | 1등 (90%) | 2등 (65%) | 3등 (45%) |
청소 간편 | 1등 | 2등 | 3등 |
불조절 반응속도 | 1등 | 3등 | 2등 |
예약/타이머 | 있음 | 있음 | 없음 |
보호매트 사용 | 가능 | 불가 | 불가 |
유리상판 마모도 | 거의 없음 | 많음 | - |
사용 용기 | 전용 용기만 | 모든 용기 (단, 바닥 평평) |
모든 용기 |
큰 용기 사용 | 불가 | 불가 | 가능 |
전자파 | 있음 | 있음 | 없음 |
소음 | 있음 | 있음 | 없음 |
직관적인 불조절 | 3등 | 2등 | 1등 |
끓어 넘침 | 잘넘침 | 보통 | 보통 |
오랜 조리 | 비추천 | 비추천 | 가능 |
에너지 비용 | 비쌈 | 비쌈 | 저렴 |
구입 가격 | 비쌈 | 보통 | 저렴 |
가스레인지, 인덕션, 하이라이트의 차이점과 장점 단점을 비교해보았는데요. 마지막으로, 사용 중인 냄비가 인덕션 사용이 가능한지 체크해보세요. 냄비를 뒤집어 보면 바닥에 아래와 같이 인덕션 표시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보고요, 만약 아무런 표시도 없다면 자석이 찰싹 붙는지 여부로 테스트해봐도 좋아요.
인덕션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저렴해져서 많은 분들이 교체를 고민하시더라고요. 지인들이 고민하면 전 무조건 인덕션을 추천하지만, 자신의 주방용품 재질과 요리 패턴에 맞는 화구를 선택해야 후회가 없겠지요. 이 글을 통해 현명한 선택에 도움되셨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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