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맥의 스텐홀릭

지금, 싱크대 조리대를 이케아 주방 상판 원목 조리대 또는 나무상판으로 고민 중이신가요? 원목 싱크대 1년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나무 상판을 사용할 강추 vs 비추를 구분한 후기에요. 예쁜 원목 싱크대에 갈등 중이라면, 나는 어느 쪽에 가까운지 아래 내용을 보고 먼저 테스트해보세요. 우드 싱크대 선택에 도움되시길 거예요.

 

 

싱크대 원목 상판을 이케아 주방 우드 상판으로 사용한 지 1년이 넘어가네요. 아래 글을 읽기 전에 제 지난 글 중 이케아 원목 싱크대 1년 사용후기를 먼저 읽어보는 게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원목 싱크대 상판을 저처럼 조심히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 거예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본 내용이니 그냥 참고 자료 정도로 읽어주세요. 우드 상판을 사용할 강추 vs 비추 그룹 중 나의 성향과 지금 내 상황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대입해보면 심하게 갈등 중인 지금 마음이 좀 정리되시리라 믿어요.

 

역시, 살림살이 없을 때가 제일 나아요.^^;

 

주방 쓰는 사람이 여럿인가요?

 

나 홀로 주방을 쓴다면야 부지런히 쓸고 닦고 아껴가며 맨 나무 상판(?)으로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집 주방은 저만 요리하는 공간이 아니거든요. 초등 고학년 아이 둘은 요리하기를 좋아해서 제가 없는 동안에도 수시로 이것저것 해 먹고 주방을 들락날락해요. 설거지도 곧잘 하고요. 맥가이버 씨는 면 요리를 특히 잘하는데 주말에는 저보다 더 주방을 이용해요.

처음 맨 상판으로 사용할 때 아이들이 설거지도 클리어했다며, 퇴근한 저를 붙잡고 어깨를 으쓱하는데 제 눈엔 우드 상판에 흥건한 물방울이 먼저 보이더라고요. 주말에 맥가이버 씨가 뚝딱 내놓은 스파게티를 먹기 전에도, 먼저 조리대에 흩어진 물기를 닦아낸 후에야 착석하고요. 아이들과 맥가이버 씨에게 물기 닦으라는 잔소리를 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 뭔가 주객이 바뀐 느낌이랄까요.

 

테프론시트깔린상판
결국 테프론시트가 깔린 이케아 원목 상판

그래서 예쁜 걸 포기하고 결국 테프론 시트를 깔게 되었어요. (지난 후기 참고)
가족에게 잔소리 덜하고 떨어진 물방울도 좀 눈 감도록, 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손발 고생을 좀 덜기 위해서요.

 

 

싱크대, 우드 상판 고민 중이세요?

 

나무 상판의 단점은? 이전 글을 보면  굳이 단점이라 말하지 않았지만! 단점이 보이실 거예요.
그럼, 장점은? 예뻐요. 볼 때마다 예뻐요.

이곳은, 현관문 열면 맞은편에 주방이 정면으로 보이는 구조라 따뜻한 나무 색감이 전체적으로 집 분위기를 온화하게 잡아줘요. 이런저런 이유를 생각해 봐도 아무튼 예쁘고 따뜻하다로 연결되네요.
다만 그 예쁨을 유지하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은 무시 못해요. 사람도 물건도, 베스트 컨디션을 위한 에너지와 시간 투자는 필수인가 봐요.



우드 상판, 강추 그룹


우드 상판은 이런 분이라면 강추해요.

1. 나 혼자 산다!

 

나혼산 라이프 중이고, 예쁜 인테리어 관심 많다면 무조건 고고! 관리가 좀 필요하긴 하지만 뭐, 어때요~ 하고픈 거 해봅시다! 내 선에서 감당할 수 있어요. 도전해보세요!

 

2. 신혼집 꾸미느라 재밌어요!


결혼 전 인테리어 고민 중이라면, 아직 아이가 없는 신혼이라면, 꼭 한번 해보세요. 집들이 때에도 예뻐서 주목~ 그 뒤로는 당분간 기회가 없을 거예요. 살림살이가 늘어날수록 원목 상판이 가려져서 하는 의미가 없어요. 나무 상판이 많이 보일 때! 살림살이 없을 때가 제일 예뻐요.

3. 요리 횟수가 많지 않아요!

 

맞벌이 거나 주말부부이거나, 요리보다는 간단한 조리를 하는 분, 또는 가끔 요리하는 분!  아무튼 주방에 물 쓰는 일이 자주 없는 집이면 해볼 만하죠. 

4. 카페, 공방, 가게 인테리어 중!


가게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어줄 우드 상판만 있어도 인테리어의 중심을 잡아줄 거예요. 심플하고 따뜻하고  안정적인 이 느낌, 집이 아니라 사업장이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유지할 수 있어요. 

깨끗한원목싱크대
테프론 시트 없이 써야 예쁜데 말이죠

 

우드 상판, 비추 그룹

 

이런 분이라면 비추해요. 원목 상판을 다시 한번 고민해보세요.


1. 주방 쓰는 사람이 다양해요.

요리하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닌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이 있거나, 특히 아이와 함께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주방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나무 상판은 힘들어요. 잔소리 대마왕이 되거나, 물 한 방울도 당장 안 닦으면 못 배기는 노이로제에 걸릴 수가 있거든요.​

2. 깔끔 떠는 성격이 아니에요.

난 부지런과 거리가 멀다. (네, 바로 제 경우예요.)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원목 상판 때문에 부지런 떨다 보면 안 그래도 많은 주방일이 매우 피곤해져요. 깔끔, 말끔하게 물을 닦고 상판을 가능한 뽀송하게 말려줘야 하거든요. 틈틈이 물이 고여있거나 곰팡이는 없는지 애정을 갖되! 매의 눈으로 살펴봐야 하고요. 무디게 방치할 수 없어요.

3. 곧 아이가 태어나나요?

축하드려요~! 임신 중에는 태교에 열중하시고, 아이가 태어나면 당분간은 예쁜 아이에 집중하셔야 할 거예요. 아이가 태어나면 예쁜 주방도, 예뻤던 내 모습도, 멋진 신랑마저도 당분간은 뒷전이 되거든요. 예쁜 아이 키우는데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니 내 손목 건강을 위해서라도, 주방 인테리어와는 잠시만 안녕~ 

4. 주기적으로 싱크대 위를 털어야 해요.

사용하다 보면 원목에 코팅된 오일의 방수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3~6개월에 한 번씩은 오일 코팅이 필요해요.

이케아에서는 목재보호 오일, 스토카 뤼드를 판매하고 있어서 전 이걸 구매해서 사용 중이에요. 

 

이케아_스토카뤼드
이케아 스토카뤼드 목재 보호 오일, 원목 싱크대 보호오일 

싱크대 위의 모든 물건을  바닥에 내려놓고 방수용 오일을 꼼꼼히 바른 후, 반나절 이상 말려줘야 해요. 참고로 장마철에는 작업하지 마세요. 잘 건조되지 않으면 기름 쩐내가 나거든요. 싱크대 원목 상판이 생각보다 사용이 너무 불편하다고  투덜거렸더니  지인이 묻더군요.



그래서, 다음에도 원목 상판 할 거야?


하고 묻길래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그 질문은 마치 이 질문과 같아.

"결혼하고 후회할래, 안 하고 후회할래? "

우드 상판에 대한 로망은 이루었으나 실제 살아보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그래서, 불편하니 후회해? 다시 물으면, 볼 때마다 이뻐서 만족하니까, 후회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좀 많이 불편해. 그런데 나쁘지는 않아. (뭐라는 건지.. 내 마음 나도 모른다네.)

 

정확히 말하자면, 괜찮다고 추천했다가 욕먹을까 봐 추천은 못해주겠다만, 나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워. 그래도 선택은 네가 알아서 하렴~ 나중에 내 탓하면 곤란하다고~ 이 정도가 속마음이랄까요? ^^

 

다양한싱크대상판
스텐레스, 타일, 대리석 싱크대.. 너무 예쁘네요.

다음 기회가 있다면, 이번에 체득한 노하우로 보호 시트지 따위는 던져버리고, 더 쿨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만약, 사용하다가 원목 상판 상태가 나빠지면 예쁜 타일 사다가 타일 싱크대 리폼해야지! 하는 플랜 B도 있어요. ​사실, 처음 조리대 재질을 고민할 때 최종 후보 중 하나였던 스테인리스 상판을 써보고 싶기도 해요. 저 스텐레스 너무 사랑하거든요. 하지만, 스텐 물 얼룩도 만만치 않다더라고요. 뭐든 쉬운 게 있겠어요.

 

싱크대 상판 종류는 또 얼마나 다양하게요?

비싼 대리석 원석, 저렴한 코팅지 싱크대, 가장 많이 쓰는 인조대리석, 상대적으로 선택이 적은 원목, 스테인리스, 타일 싱크대 등 재질이나 가격 상관없이 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 걸요. 후회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선택, 정말 어렵죠.



후기 그만 찾고, 마음의 소리를 따르세요~


싱크대 우드 상판에 관련된 후기는 저도 참 많이 찾아보았어요. 단점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후기들 다 읽어보고도, 원목 상판을 고민 중인 여러분! 결국은 다 자기만족인 것 같아요.  불편한데 어찌 쓰냐?라고 물으면 볼 때마다 예쁘니까 그냥 참고 쓰는 중이야~라고 대답하거든요.

 

주방 일에 제격인 편리하고 혁신적인 소재가 얼마나 많은데, 물에 취약한 나무라니요. 세상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의 애정과 에너지를 투자할 수 있다면 한번쯤 시도해보세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은 분명 마음속 수많은 갈등에 대한 답을 검색 중이실 거예요.
후기를 찾다 찾다 여기까지 오셨네요. (감사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의 후기는 그냥 참고만 하시고, 마음의 소리를 따르세요~ 

너무 탐이 나긴 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하면  쿨하게 다음 기회로 넘기고! 
난 이미 모든 걸 알고 있고, 다 각오가 되어있다고~! 하면 저질러보는 거죠 뭐. 

내 주방인데, 망해도 내가 불편하지 다른 사람 피해 주는 거  아니잖아요.

 

 

무엇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을 거예요.


확실한 건, 무엇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을 거예요.

 

NO : "안 하길 천만다행이다. 불편해서 어쩔 뻔했어? "
YES : "역시, 하길 참 잘했다! 좀 불편하면 어때? 너무 예뻐."  

 

둘 중 하나 일 테니까요. 내 인생, 이 정도 모험은 해도 돼요.

지금, 치열하게 고민 중인 여러분의 모든 선택을  진심으로 응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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